결 The grain

이현진 Lee Hyeonjin ▶︎

정수아트센터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21)

2020.07.31~2020.08.06

​평론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단순한데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뭔가 꼬인 듯 뒤틀려 보이지만 대단히 안정적이고 편안하기까지 합니다. 그렇지 않게 보이다가 그렇게 보이고, 그럼에도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단순한 무늬로 인식되는데 조금만 더 자세히 보면 매우 복잡한 선들이 수없이 반복된 그림들입니다. 단순한 이미지로 보이지만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의 선들이 교차되는 작품들이 우리 앞에 섭니다. 온갖 풍경과 추상적 이미지가 범람하는 현대미술에서 자신의 독특한 삶과 생활의 사유방식 자체를 드러냅니다. 반복되는 선들과 촘촘하게 짜여있는 색 면들 사이에 세상을 움직이는 기운 같은 흐름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결 - 인연(因緣)'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이현진 화가의 사유적 삶의 모습을 이미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결 - 은유적인 밤'이 있습니다. 10호 크기의 그림 4점이 하나의 것으로 되어있는 작품은 흐르는 시간을 그림으로 보이게 하였거나, 한없이 자라는 마음이거나 불안증이거나 한 무엇인가의 대한 화가의 구체적이지 않은 마음의 영역입니다. 어느 날 밤, 묵묵히 기다려주는 어머니의 넓은 품과도 닮아있는 배경은 한없이 넓은 우주의 한 면에 촘촘히 앉은 미지의 위성들입니다. 그것이 무엇이거나 상관없이 세상을 유영하는 기운이 있습니다. 작품의 전면을 장악하고 있는 촘촘한 색결은 승무(僧舞)를 추는 여인의 긴 소매 끝을 따라가다 생겨나는 흐름과도 같습니다. 슬쩍 드러나는 버선코에서부터 흐느적거리며 길게 나풀거리는 소매 자락에 숨겨진 고운 손길입니다. 바람을 타는 시골 고향집의 저녁연기와 닮아있고, 먼길 떠나는 손자를 위한 따뜻한 된장국의 뜨거움에도 닿아있습니다. 그래서 은유적인 밤입니다. 이현진의 흐름은 ‘결’이라는 우리말과 함께 합니다. 여기서 ‘결’은 짜여짐을 이야기 하는 동시에 물결이나 살결, 바람결에서 의미하는 파동을 뜻하기도 합니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결합체이면서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는 삶의 운행원리 입니다. 이어짐이 아니라 묶여짐이며, 묶임이 완료형이 아니라 함께하게 되는 과정의 ‘결’로 해석됩니다. 그래서 형체가 없습니다. 튤립처럼 닮은 꽃이 있습니다. 튤립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작품 '결 - 흐름-꽃말에 숨겨진 맘'에 등장하는 꽃들은 무리가 되어 어떤 흐름에 맡겨져 있습니다. 느낄 수는 있어도 만질 수없는 무중(霧中)의 어느 곳이거나 무게감조차 가질 수 없는 무중력(無重力)의 공간입니다. 흐름에 맡겨진 꽃에는 ‘마음’이 있고‘ ’엄마의 품‘이 있고 드러나지 않은 ’생각‘이 있습니다. 제목으로 차용된 ’맘‘의 다의(多義)적 표현이 곧 화가의 다양성이며, 삶에서 벌어지는 같은 사건의 다른 수용체로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누군가에 의해 생각이 넓어지기도 하고 편향적 감정을 가지기도 합니다. 이것이 '꽃말에 숨겨진 맘'의 사유영역이 됩니다. 그림 밖에서부터 유영하던 꽃무리가 세상의 기운에 물들어 본래의 색이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 글 : 박정수 (정수아트센터 관장, 미술평론) 경남대 미술교육과 서양화를 전공한 이현진은 개인전 6회, 단체전 및 국제아트페어를 수차례 진행하였다. 한국미술협회,통영미술청년작가회,경남자연미술협회, 고성미술협회 회원으로 정수아트센터 소속화가로 활동 중이다. 경상남도 고성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시도한다.

Art critic (Written by Park Jeongsu)

There is a painting that makes one wonder what it is. It is simple but not so simple. Something looks crooked but it feels stable and comfortable. It does not quite seem so but then it does, but then again it looks rather suspicious as it does not really feel so. It first looks like a simple pattern, but it is a collection of complicated lines repeated on top of each other. What looks like a simple image standing before us are criss-crossed strands of complicated and ethereal emotions. It shows its own lifestyle and way of thinking within the field of modern art where all kinds of sceneries and abstractions overflow. A flow like an energy that moves the world is amongst the repeated lines and the densely woven colours and faces. This exhibition we call 'The Grain_Knot' encases the image of Lee Hyeonjin’s contemplative lifestyle. There is 'The grain - Metaphorical Night'. This piece which is 4 10 F paintings made one could be a flowing time painted on a canvas, or a constantly growing feeling or some sort of an anxiousness within the unspecified place in the artist’s heart. The background that looks like a mother’s bosom that awaits silently for a child in the night is a cluster of unknown moons on one side of the cast universe. No matter what it is, there is an energy that swims through the world. The dense grain of colours dominating the front of the piece resembles a flow made with the edge of long sleeves of a woman performing 'Seungmu(A traditional Korean dance Buddhist monks perform)'. It is a tender touch of hand hidden between a toe of 'beoseon” (a Korean sock)' and limply fluttering long sleeves. It resembles a smoke from a countryside home in a wind and reaches into that warmth of a soup made for a grandchild leaving for a long road. Which is why it is called a 'Metaphorical Night'. Lee Hyeonjin's flow ripples with the word “grain”. The 'grain' here defines organisation and at the same time represents waves within and amongst water, skin and wind. It’s a union of principles of life that is vague and vivid at the same time. It is not a link but a tether, and not a finalised and finished tethering but a “grain” within the process of unison. Therefore, it possesses no 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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