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 묻다 Asking in our era

신제남 Shin Jenam ▶︎

정수아트센터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21)

2020.06.12~2020.06.24

평론

우리 시대에 묻다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미래가 상실된 것이 아니라 지금과 조금 약간의 후(後)가 사라졌습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이해하기도 전에 이미 돈이라는 자본주의에 대한 항변을 시작합니다. 비행기에 무기를 싣고 종횡무진 활약합니다. 돈 앞에 무너지고 마는 여성의 가치를 비하하거나 비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태를 바라보는 것이 신제남 화백의 ‘미술로 세상보기’입니다.

숨기고 싶지만 숨겨지지 않는, 감추고 싶지만 알게 되는 사회를 간섭합니다. 사회의 역린(逆鱗)입니다. 세상은 자신의 치부를 감추고 싶어 하지만 예술가로서 그는 예술가로 살아가는 자신의 당당함을 보여줍니다. 사회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세상의 일부입니다. 일부이면서 세상을 경영하는 입장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서 인체일 뿐이라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여성과 남성, 전쟁과 평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등 무엇인가를 무한히 간섭하고 두드립니다. 때로는 조작된 사건과 조작된 도시를 여행하기도 합니다. 예술가로서 가지 않는 곳, 가서는 안 되는 곳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예술가적 관능과 사회의 관능이 서로 부딪혀 관성의 법칙을 만들어냅니다. 조화로운 삶을 살고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를 그를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사회는 격변하면서 도 세상의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모순이면서 관성입니다. 상징과 은유로서 이질적 이미지의 결합 혹은 병치로 대립과 사유가 영속적으로 반복됩니다.

색 면이 움직입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고정된 색이지만 그것은 이미 유동적이고 활동적입니다. 사회적으로 갈라진 틈 사이로 전형(全形)은 없으나 균형(均衡)은 있고, 균형이 있으나 크기가 다른 철학적 이미지를 조형해 냅니다. 구체화된 모양은 없지만 무엇으로든 변신할 수 있습니다. ‘마드리드의 연가’ ‘보헤미안 랩소디’와 같은 제목으로 소리가 이미지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멜로디가 색 면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때로는 ‘누드’ ‘나부’ ‘이브’와 같은 제목으로 표현됩니다. 관능적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겉모습일 뿐입니다.

이러한 추상적 이미지의 연작은 사실적 묘사로 그려지니 작품들과 연동을 합니다. 낯선 이미지의 대치로 문명과 시대를 이야기 합니다. 눈에 익숙한 대별의 이미지-전쟁과 피해, 전쟁무기와 여성- 등은 무엇에 대한 특정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시대가 사는 현재의 모습을 개괄적으로 보여줄 뿐입니다. 특정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특정의 무엇을 기대하는 감상자의 영역을 벗어난 연륜이 묻어나는 이야기입니다. 보통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림이 하는 말들을 들어야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오랜 시간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작아질 즈음부터 세상이 보인다고 합니다. 무엇에 항변하거나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삶의 애환이 아니라 그것은 그것으로 만족하지만 달라질 수 있다는 연륜의 지혜라고 합니다. 풍경을 그립니다. 우리나라 풍경이 아님에도 풍경이 주는 삶의 멋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 어느 곳에서도 만나는 정겨운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 여행에서 만나는 낯선 시간과 돌아서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역사에 참여하는 입장을 정리합니다.

근거도 없고, 사실에 대한 검증도 없이 사회를 종횡하는 무엇이 있습니다.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달라집니다. 현재 본인이 믿고 있는 사실이 사실이라 판단합니다. 그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이해 관계없이 우선은 인정하고 봅니다. 다르거나 틀리거나 어긋나거나 할 때가 되면 그때서야 시간과 공간과 역사에 한발을 올립니다.

신제남 화백은 70년대의 혈기와 80년대의 시대격변, 90년대의 다양성과 2천년대의 시대적 소명을 지켜보았습니다. 다른 사회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지금도 시대를 바라봅니다. 시대와 상황에 그려지는 일반성에서 벗어나 언제나 사회의 어느 위치를 점하는 그가 지닌 예술적 가치입니다. 여기쯤에 화업(畵業)40년의 역사가 덧붙여집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것보다는 그것이 그렇게 되어있다는 객관적 입장을 취합니다. 바뀌거나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라 그것이 있다는 것 자체를 드러냅니다. 얼핏 민중미술과 닮아있지만 사회에 대한 부정과 극복이 아니라 현상을 바라보는 예술가적 시선입니다. 시대를 극복하기 보다는 적응하면서 지금을 지켜갈 수 있는 보수적 성향이 오히려 맞습니다. 절에 있는 목어와 무장된 전투기의 앞부분이 서로 마주 봅니다. 전쟁과 평화의 결과가 아니라 전쟁과 사유(思惟)의 대치입니다.

신제남 화백의 작품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시대의 질문입니다.

- 글 : 박정수(정수아트센터 관장)


Art critic (Written by Park Jeongsu)

Question for the era

A look through the veil of Korea, the last of the divided nations in the world. We are in the age of loss. Well, the future is not lost- what is lost is the present and what comes a little after that. Capitalism is rebutted even before Socialism and Capitalism are understood fully. Planes fly all over the place, loaded with weapons. Shin Je Nam’s ‘World seen with Art’ does not belittle the value of the female turned to dust in front of money or expressing sarcasm on it- he is beholding the given state of reality as it is. He meddles with the society that cannot be hidden and cannot be left unknown. It is an extremely vulnerable and sensitive part of society. Unlike society -which often tries to hide its embarrassment- he as an artist boldly presents himself and his life because he knows he is a part of the society. A person is a part of the world. He is telling us that we are simply a body existing as a part of nature, not as a part that runs the world. He constantly noses in and knocks on many different matters like gender, war and peace, Socialism and Capitalism. He sometimes explores the manipulated incidents and cities. He shows that there is no such place an artist cannot and should not go. The socially conducted desires and personal artistic desires crash into each other to form a new inertia. A person wishes to live a harmonious life, but society would not let that happen. Society shifts radically and yet fears the changing world. It is a paradox- yet it consists as inertia. The movement exists as a symbol and a metaphor, perpetually confronting and/or possessing the alienated imagery by fusing and/or standing parallel with it. Colours and surfaces move. The fixed colours cannot move on their own, but they are already flexible and active. Within the crack made in the society, there exists no model but balance, and within this balance are philosophical imageries of various sizes. There is no specific shape set for the idea to turn into. Sound transforms into images via titles such as ‘Madrid Sonata’ or ‘Bohemian Rhapsody’. Melodies are shown through surfaces and colours. Other times they are expressed through titles like ‘Nude’, ‘Naboo’, or ‘Eve’. It appears sexual but that is only the outer shell of it all. This continued portrayal of abstract imagery synchronises with his pieces. He discusses civilisation and era by confronting the alien imageries. The usual broad classification -war and its aftermath, weapons of war and women- is not a record of a specific something but a summarisation of what our era looks like in present times. It is a dusty old tale told from outside the boundaries of viewers who expects certain things based on the certain time they live in. It is a story that can be understood by listening to what the painting is telling. I have watched the world for quite some time. They say a person sees the world when they have less time left than the time they have been living. This is what they call wisdom gained from years of experience- not the joys and sorrows of life coming from protesting for something and trying to overcome it but being okay with something while knowing that an improvement is possible. He paints a scenery. It yields a neat slice of life even though it is not even a depiction of our surroundings. There hides a warm story found anywhere in the world. He summarises a viewpoint only experienced by participating in history through travelling and looking back on the strange experience. Something is running throughout the society without any basis or scrutinization. Judging if it is right or wrong relies solely on the perspective of those who understand it. People decide what they currently know to be the truth. They first approve whatever it is without considering that what they think is right could be in fact wrong. They set their foot on the current flow of time, space, and history when the time comes for them to see their beliefs proven wrong or misguided. Shin Je Nam watched the vigour of the 70s, radical changes of the 80s, diversity of the 90s and the calling of the 2000s. He still watches it all as other changes happen in society. The artistic value he possesses is his set position in the society placed outside the normality portrayed by the current era and its atmosphere. His 40 years of career experience as an artist is added on top of that. He objectively looks at how things are rather than deciding the right or wrong. He reveals the existence of things rather than asserting that things need to change. His work, in a glimpse, resembles the People’s Art but it is not about refusing and overcoming the society but simply an artist’s view on turn on events. It is more of a conservative standpoint of adapting to the present and keeping things as it is. A wooden drum from a temple and an armed fighter jet face each other. It is not about war, peace, and aftermath but a confrontation of war and an idea. Artist Shin Je Nam’s pieces are questions on our era living the 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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